블록체인 대중화 대표 사례로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씬의 유일한 유틸리티, 대중화 사례 중 첫손으로 꼽힙니다.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투자 자산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아직 블록체인의 유틸리티 사례는 그리 많지 않죠. 현재 상황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사실상 코인의 존재를 증명할 유일한 도구로 불립니다. 스테이블코인으로 금융 결제를 효율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미국 최대 투자사 JP모건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 'JPM coin'은 코인 거래소에서 살 수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존재를 거의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어느덧 발행 4년이 지났고, 하루 10억 달러 규모의 은행 간 거래를 돕고 있습니다.
또 스테이블코인 1위 USDT를 발행하는 테더는 올 상반기 6개월 동안 무려 52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미국 대표 투자사인 블랙록에 버금가는 규모입니다. USDT를 활용한 디지털 거래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테더가 보유한 미국 국채는 이제 976억 달러에 달합니다. 우리나라에 버금가는 규모의 미국 국채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달러 패권 지키는 스테이블코인
여전히 테라-루나 사태의 아픔을 기억하는 분들에겐 스테이블코인은 말장난, 사기의 수단으로 인식됩니다. 그러나 지금의 스테이블코인은 과거와 다릅니다. 핵심은 달러입니다. 코인을 담보로 맡기고, 코인을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손에 달러가 있어야 스테이블코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확실한 담보가 필요하니, 스테이블코인 운영사의 재무 구조는 탄탄해야하며 미국 규제당국은 수시로 이를 체크하고 있죠.
무엇보디 전세계 유일 기축통화인 달러 자산, 특히 미국 국채를 담보로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의 비중은 이제 전체 스테이블코인 유통 시장의 90%를 넘고, 이미 그 자체로 디지털 달러입니다. 디지털 달러를 코인 형태로 발행해 온 곳은 현재까진 테더, USDC 정도입니다. 그러나 이젠 더 많아질 것입니다. 미국의 빅테크 뿐 아니라 글로벌 대기업들 모두 이 시장을 노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제 트럼프 일가가 직접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같은 스테이블코인의 수요는 어디서 출발한 것일까요. 코로나19 전후로 세계는 자유무역의 시대에서 보호무역의 시대로 진입했고, 미국은 휘청이는 달러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 스테이블코인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달러 기반이 아닌 경우, 철저히 사업자들을 규제하고 배제한 덕이죠. 덕분에 테더와 USDC 모두 달러를 기반으로 발행돼 왔고, 미국은 스테이블코인 덕에 엄청난 규모의 국채 시장을 새로이 열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미국 국채는 더 잘 팔릴 수밖에 없고, 오히려 더 낮은 이자로 팔아도 팔릴 정도로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미국의 부채도 이제 큰 걱정이 없게 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