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 미국 증시에 출시된 비트코인 현물 ETF 운영 과정에서 코인베이스는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왔습니다. 현재 ETF의 기초지수(벤치마크), 즉 ETF가 추종하는 지수 자체는 코인베이스, 크라켄, 제미니 등 미국 내 코인 거래소의 현물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출합니다.
또 미국 ETF 발행사들이 채택한 코인 거래 모델로 '신탁-직접 거래 모델'과 '대리인 실행 모델'로 나눠지는데 두 모델 모두 코인 거래소를 연계, 코인 매매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입니다. 특히 후자인 대리인 실행 모델의 경우, 블랙록의 IBIT가 대표적 사례로 코인베이스 프라임을 통해 ETF 상품의 수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블랙록 IBIT 신탁이 코인베이스 프라임에 비트코인 매입을 요청하면, 코인베이스 프라임은 플랫폼과 연계된 비트코인 거래 상대방 중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는 주체와 거래를 체결하는 방식입니다. 미국 수탁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역시 코인베이스 커스터디로 미국 다수의 금융기관들이 코인베이스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코인베이스의 코인 거래 서비스가 전통 금융사들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한 것이죠.
코인베이스의 성공 사례 코인베이스는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한 파생 서비스 cbBTC를 비롯, 수없이 많은 디지털자산 혁신 사례를 내놓고 있습니다. 코인베이스가 이끌고 있는 이더리움 '베이스' 생태계는 이미 블록체인 유틸리티 시장에서 대표 주자로 떠올랐죠. 베이스 네트워크에 들어온 자금 규모만 2조원이 넘습니다.
거래소가 붙어서 코인 시장-블록체인 유틸리티 시장을 키우는 방식으로 전통 금융사들의 참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레거시 금융사들이 직접 코인 관련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고, 은행 규제 역시 풀릴 공산이 크지만 여전히 코인베이스의 주가는 철옹성입니다. 이는 민간 시장에서, 특히 IT 기술 베이스의 코인베이스가 이뤄낸 서비스가 시장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코인베이스의 성공 사례를 국내 시장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지 여부는 확언하기 어렵습니다. 일단 국내에는 법인계좌가 존재하지 않아, 국내 코인 거래시장은 오로지 소매에 국한돼 있죠. 또 금융사들이 직접 거래소와 손을 잡는 모델보다, 당국이 뒤에서 지도하는 방식으로 생태계를 꾸려나갈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정치권 주도의 그림자-관치금융이 수십년간 이어져 온 탓입니다.
국내 거래소의 한계 국내시장에도 가상자산 현물 ETF가 출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죠. 그렇다면 ETF 생태계의 핵심인 유동성 공급자(LP)에겐 김치 프리미엄이 반영된 가상자산 가격을 헤지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합니다. LP의 경우, 기존 금융사가 맡겠죠.
그런데 국내에는 가상자산 기반 선물시장이 부재, 헤지 거래가 어렵습니다. 미국의 사례를 참고하면, 현금 납입 방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가상자산 매입 시스템과 이를 동반하는 거래량, 안전한 가상자산 수탁 시스템의 구축입니다. 즉 향후 국내 ETF 발행사는, 이 부분에 있어서 7년 가량의 노하우를 쌓은 가상자산 사업자와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 현재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에 따르면, 가상자산 사업자는 고객 자산의 80% 이상을 콜드월렛에 보관해야 하고, 보험 가입 또는 준비금 적립 의무를 이행해야 합니다. 수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해킹, 고객자산 유실 등의 리스크에 대한 가상자산 수탁업자의 대응 능력이 ETF 구조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고 이는 시장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은 은행 대신, 코인 거래소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입니다.
즉 원활한 ETF 상품 운용을 위해서 업비트-빗썸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오랜 기간 노하우를 갖춘 코인 거래소와 전통금융이 보폭을 맞추는 형태로 나아가야 미국 서비스와 대등한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는 결론입니다. 👉 기사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