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코인 거래소들이 밈코인 상장에 속도를 내 주목됩니다. 투기적 성향 탓에 일부 마니아층이 선호하던 밈코인이 존재감을 끌어올리며 국내 코인 거래소에서도 주요 거래 종목으로 격상된 모습입니다.
강아지, 고양이, 고릴라까지...밈코인 상장 열기
업비트는 지난 22일 밈코인 '봉크'를 상장, 테더마켓을 통해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봉크는 솔라나를 기반으로 지난 2022년 발행된 밈코인으로, 시가총액은 유통량 기준 2조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도지코인과 마찬가지로 강아지 테마의 밈코인으로 분류됩니다. 사용처가 마땅치 않은 밈코인의 성향을 띄고 있으나, 솔라나 팬덤의 지지를 받으며 연일 덩치를 키우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에 앞서 지난 8월부터 업비트는 '브렛'과 '페페'에 이어 지난 21일에도 고양이 심볼의 밈코인 '뮤'(캣인어독스월드)를 상장하는 등 밈코인 투자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캣인어독스월드는 봉크와 마찬가지로 솔라나 생태계를 대표하는 밈코인으로, 솔라나 블록체인의 활성화를 목표로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도지나 시바이누 같이 강아지를 모티브로 한 코인과 달리 '언더독' 콘셉트를 지향하는 대표적인 고양이 밈코인입니다. 시가총액은 어느덧 1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전통의 밈코인, 1세대 밈코인으로 불리는 도지코인 역시 최근 급격하게 덩치를 불리며 시가총액은 30조원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업비트 거래량 최상단에 이름을 올리며 국내 대표 거래 코인으로 자리매김한 모습입니다. 이제 업비트 투자자 상당수가 도지코인을 주요 포트폴리오에 넣고 있다고 합니다.
이밖에도 고릴라와 용, 펭귄, 원숭이, 라마 등 다양한 동물을 내세운 코인들이 꾸준히 등장, 글로벌 코인 유동성을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재미와 유행을 쫓는 밈코인은 동물 외에도 인형, 만화·게임 캐릭터 등 다양한 소재를 기반으로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업비트를 필두로 빗썸, 코인원 등 국내 코인 거래소들이 밈코인 확보 경쟁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밈코인의 이유 있는 성장...다만 투자는 신중히
그간 투기 자산으로만 치부되던 밈코인이 최근 국내시장에서 각광을 받는 이유는 시장 참여자의 여론, 커뮤니티의 가치, 코인 내러티브 등 그동안 정량화하기 어려웠던 요소에 가치를 부여하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입됩니다. 특히 소수의 기관들 또는 레거시 자본이 정보를 독점, 초기 과실을 나눠갖는 전통적 방식의 자본유동화에 저항하는 이들이 일종의 새로운 담론으로 밈코인을 키우는 모습입니다. 증시 거버넌스에 대해 불만이 쌓인 2030세대가 적극적으로 밈코인을 담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합니다.
국내 밈코인 거래가 늘면서 국내 알트코인 거래 대금도 서서히 회복세를 띄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진입 허들이 낮아, 코인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아도 손쉽게 투자를 선택하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업비트와 빗썸 양사의 24시간 거래액 합계는 5조원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코인 거래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덱스에서 활용되던 밈코인이 이제 중앙화 거래소에서도 의미있는 거래량을 보이며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라며 "밈코인 커뮤니티의 가치를 조금씩 인정하고, 이를 밸류에이션에 반영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최근 밈코인 발행 주체는 광범위한 에어드랍을 통해 '코인 주주' 늘리기에 속도를 내는 등 사세확장 측면에서 과거의 밈코인과 다른 모습을 띄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다만 발행량이 무제한인 코인이 대부분인 만큼, 투자 난이도가 높아 실제 차익을 내는 것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인 코인은 공급량이 정해지고 사업 성과와 희소성에 따라 가치가 형성되는데, 발행량이 정해져 있지 않다 보니 가격을 측정하기 어려우며 특정 투기세력에 의해 언제든 급등과 급락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