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만 해도 '십만전자'를 꿈꾸던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내리막을 걷고 있습니다. 바닥 아래는 지하실이 있다더니, '6만전자'도 위태로운 모습입니다.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엔비디아 납품이 계속해서 지연되며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감산 효과를 보던 레거시 제품마저 경기 침체 우려로 소비자용 제품의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더뎌지면서 역풍을 맞아 실적 부진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과거 위기 때마다 오히려 강한 모습을 보여왔던 삼성전자이지만, 현재는 뾰족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점찍었던 파운드리 사업은 TSMC와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며 적자를 쌓고 있고,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 역시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이렇다할 성과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삼성 내부적으로는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50년 전 반도체 신화를 이끈 '반도체인의 신조' 개편에 나서는가 하면, '강한 성장'을 위한 신수종 사업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또 임원들은 자사주를 매입하며 책임경영 의지를 표명하고 나섰습니다. 이제 삼성이 보여줘야 할 건 기술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실질적인 성과입니다.
오늘 테크톡에선 삼성전자가 처한 상황과 위기극복 노력에 대해 다뤄봅니다. 국민주 삼성전자가 더 힘을 내서 고물가와 고금리에 시달리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길 기대해봅니다.
- 네이버의 AI가 중동 시장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카카오가 준비하고 있는 AI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카카오가 연내 대화형 AI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조만간 구체적인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 테크 톡 : 믿었던 반도체의 배신...삼성전자의 돌파구는
좀 더 깊이 들여다볼 만한 테크 이슈
삼성전자가 내달 3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는 모습입니다. 반도체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삼성전자 역시 실적 하락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조직개편과 신사업에 집중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강구하며 적극적으로 돌파구 찾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3분기 실적 먹구름...반도체 아쉽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은 81조8238억원, 영업이익은 11조6418억원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1%, 영업이익은 378% 증가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다만 반도체 부분의 일회성 비용 증가와 비메모리 적자 지속, D랩 출하량 전망치 소폭 하락 등이 우려사항으로 자리잡으면서 예상치는 점차 낮아지고 있습니다.
하나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을 81조8000억원, 영업이익을 10조원으로 예상했습니다. 특히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전분기 6조5000억원에서 5조1000억원대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예상 영업이익을 10조4000억원으로 낮췄습니다. 이는 기존 예측치였던 14조원보다 약 3조 가량 줄어든 수치로, DS부문 영업이익 추정치도 8조4000억원에서 5조4000억원으로 하향 조정됐습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이익이 당초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고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 초기부터 지속되고 있는 경쟁 열위 극복이 늦어지는 부분은 분명히 아쉬운 부분"이라며 "HBM3E에서의 성과 확인도 결국 4분기까지 지연되면서 사실상 가격 프리미엄이 가장 높게 형성되는 시장 형성 초기 구간을 향유하지 못하게 됐다"고 언급했습니다.
반도체 조직 기강 다시 세운다
삼성전자는 노조 리스크와 HBM 경쟁력 약화 등으로 위축된 반도체 사업을 살리고자 내부적으로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5월에 취임한 전영현 DS 부문장을 중심으로 내부 쇄신을 통해 상황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사업 50주년을 맞아 '반도체인의 신조'를 개편할 예정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오는 25일까지 'DS인의 일하는 방식'에 들어갈 새로운 의견을 공모하고 나섰습니다. 임직원의 아이디어를 반영해 조직 쇄신을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전영현 부문장은 앞서 지난달 새로운 조직문화인 '코어(C.O.R.E)'를 조성해 반도체 부문의 근원적인 경쟁력 회복을 당부하고 나서기도 했습니다. 반도체 경쟁력 회복을 위해 리더간, 부서간 소통을 강화해 소통의 벽을 제거하고, 직급과 직책에 관계없이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인정하고 도전할 것은 도전하며 투명하게 드러내서 소통하는 반도체 고유의 치열한 토론문화를 재건해야 한다는 목소리입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은 신사업을 통한 '강한 성장'을 목표로 내세웠습니다. 한 부문장은 DX부문 출범 3주년을 앞두고 진행된 DX커넥트 현장에서 ▲의료기기와 기술을 합친 메드테크 ▲로봇 ▲전장 ▲친환경 공조 솔루션 등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임원진 자사주 매입 러시...바닥 신호?
삼성전자 임원진들의 자사주 매입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9월 기준 삼성전자의 임원진 10명이 26억원 이상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나섰습니다. 지난 5일 한종희 DX부문장은 자사주 7억3900만원 규모인 1만주를 사들였고, 이어 9일에는 노태문 MX부문장이 자사주 5000주, 금액으로는 3억4750만원 규모를 매입했습니다. 박학규 경영지원 실장은 주당 6만6850원에 자사주 6000주를, AI TV 분야를 이끌고 있는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주당 6만4600원에 자사주를 3000주를 매입했습니다.
이러한 임원진의 연이은 자사주 매입 양상은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읽힙니다.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을 감안하더라도 삼성전자의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졌다는 사인입니다. 증권가에선 이미 현재 주가가 메모리 다운사이클 진입을 반영한 상태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