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위기입니다. 구글을 상대로 온라인 검색시장의 반독점 소송을 제기해 최근 1심에서 승소한 미 당국은 구글을 쪼개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 법무부는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와 웹브라우저 크롬을 떼어내거나 광고 서비스 자회사 애드워즈를 강제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글 안드로이드는 모바일 OS 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크롬의 점유율은 데스크롭 기준으로 약 75%에 달합니다. 글로벌 검색 서비스 시장 점유율 또한 90%에 육박할 정도로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구글의 핵심사업들이 서로 연계되어 있는 만큼 강제 분할이 현실화될 경우 지배력 약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런 강제 분할은 현실성이 없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또한 구글이 반독점 소송에 대해 항소할 계획을 갖고 있어 실제 분할이 이뤄진다 해도 수년이 걸릴 것이란 예상도 나옵니다. 다만 어느쪽이 되더라도 구글을 향한 당국의 견제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비단 규제 문제가 아니더라도 구글은 AI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앞으로 AI 에이전트가 보편화될 경우 구글의 검색 지배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고, 이미 AI 기반의 대화형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퍼블렉시티' 같은 경쟁 서비스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구글은 최근 차세대 스마트폰 '픽셀 9' 시리즈를 공개하며 새로운 음성 AI 비서 '제미나이 라이브'를 선보였습니다. 앞서 음성 AI 비서 서비스 출시를 예고한 애플, 오픈AI 등 경쟁사보다 한 발 빠른 행보입니다. 이제 구글은 정부 규제와 AI 시대 경쟁자들에 맞서 '제미나이'를 얼마나 빠르게 확산시키느냐에 생사를 건 승부를 건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테크 톡에서는 이런 구글의 모바일 AI 전략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삼성전자의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AI 가전' 판매가 150만대를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된 가전, TV에 고성능 AI 칩이나 카메라, 센서를 탑재해 다양한 AI 기능을 경험할 수 있는 AI 가전으로 시장에 승부수를 띄우고 있습니다.
- 최근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로 화제를 모았던 시프트업이 상장 후 첫 번째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2분기 출시된 '스텔라 블레이드'의 온기 반영으로 영업이익이 50% 가까이 증가했고, 하반기에도 '니케'의 서비스 지역 확대와 스텔라 블레이드의 플랫폼 확장 등을 통해 실적 성장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입니다.
👀 테크 톡 : 위기의 구글, '제미나이' 승부수
좀 더 깊이 들여다볼 만한 테크 이슈
최근 구글이 '메이드 바이 구글'이란 행사를 열고 새로운 스마트폰 '픽셀 9' 시리즈를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픽셀 스마트폰이 아니었습니다. 구글은 행사 시간의 대부분을 하드웨어 제품보다 여기에 들어가는 인공지능(AI) 기능을 소개하는 데 할애했습니다. 그만큼 구글에겐 지금 AI가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 '제미나이 라이브', 돈 버는 AI 될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픽셀의 점유율은 1%도 되지 않습니다. 구글 입장에선 스마트폰을 파는 것보단 사람들이 AI를 더 많이 쓰게 만드는게 돈이 될겁니다. 이날 가장 핵심적으로 소개한 음성 AI 비서 '제미나이 라이브'는 월 19.9달러를 내야 쓸 수 있는 '제미나이 어드밴스드' 가입자에게 먼저 제공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구글의 하드웨어 판매 수익보다 유튜브 프리미엄 수익(유튜브 비광고 매출)이 20%는 더 많습니다. 지난 4년 동안 유튜브 프리미엄 수익이 연평균 52% 성장하는 동안 하드웨어 수익은 16% 증가하는데 그쳤습니다. 구글이 스마트폰을 파는 것보다 디지털 서비스를 유료화하는데 더 능하다는 얘기입니다.
픽셀 스마트폰의 초라한 점유율과 달리,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71.6%(스탯카운터 7월 기준)에 달합니다. 스마트폰에서 구동되는 AI 서비스를 팔 수 있는 유통망이 잘 갖춰져 있다는 의미가 될 수 있겠네요.
🍎 '애플-오픈AI' 연합과 정면 대결
구글은 이번 픽셀 공개 행사를 통해 AI 기능과 서비스를 공개하면서 애플을 견재하는 모습을 여러 번 드러냈습니다. 행사 일정도 예년보다 두 달 가량 앞당기며 오는 9월 공개될 애플 '아이폰 16' 시리즈를 견제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앞서 애플은 지난 5월 세계개발자대회(WWDC24)에서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 특히 애플은 여기에 챗GPT를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픈AI와 손을 잡았습니다.
구글은 모바일 OS 시장에서 '애플-오픈AI' 연합과 경쟁하게 됐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구글은 보안 관련한 내용들을 소개하며 "구글은 개인 데이터를 신뢰할 수 없는 제3자 AI 제공 업체에게 넘겨주지 않는다"며 애플과 오픈AI의 협업을 저격하기도 했습니다. 안그래도 애플 인텔리전스에서 챗GPT를 사용하면 아이폰에 있는 수많은 개인정보가 오픈AI 쪽으로 넘어가는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남은 상황에, 구글은 자신들은 모든 AI 기술 스택을 직접 컨트롤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애플과 오픈AI 연합의 취약한 고리를 건드린 것입니다.
구글은 '온누리에 제미나이'를 꿈꾸고 있습니다. 릭 오스터로 구글 플랫폼·디바이스 사업 총괄 부사장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픽셀은 제미나이 AI를 보여주기 위한 플랫폼 전략이며, 조만간 iOS용 앱도 내놓을 것이라 밝혔습니다. 릭 오스터로 구글 플랫폼·디바이스 사업 총괄 부사장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픽셀은 제미나이 AI를 보여주기 위한 플랫폼 전략이며, 조만간 iOS용 앱도 내놓을 것이라 밝혔습니다.
🗣️ 엣지 AI 시대 승부수는 '음성 AI 비서'
구글의 AI 전략에서 앞으로 주목해야 할 디바이스가 '스마트 안경'입니다. 앞서 구글은 I/O 행사에서 스마트 안경을 통해 멀티모달 기반의 AI 비서 '프로젝트 아스트라'를 시연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 선보인 제미나이 라이브는 프로젝트 아스트라를 구현하기 위한 과정으로, 구글은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스마트 글라스도 계속해서 개발 중이라고 했습니다. 구글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도 스마트 안경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만큼, 조만간 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향후 스마트폰, PC, 스마트 안경 등에서 펼쳐질 엣지 AI 경쟁의 핵심은 음성 AI 비서가 될 전망입니다. 음성 AI 비서가 디바이스에 저장된 수많은 개인정보와 외부 데이터 및 서비스를 연결할 플랫폼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선보이고 있는 음성 AI 비서는 생성형 AI 기술을 기반으로 예전 시리나 알렉사보다 더 자연스럽게 자연어로 대화가 가능하며, 다양한 데이터를 조합해 사용자가 원하는 작업들을 수행하는 데 능합니다. 특히 사용 패턴과 맥락을 이해한다는 점이 이전 세대 AI 비서들과의 큰 차별점입니다.
구글의 경쟁자는 오픈AI의 'GPT-4o' 고급 음성모드와 애플이 시리가 될 전망입니다. 앞서 공개된 데모로 미루어 짐작해보면 GPT-4o는 좀 더 사람에 가까운 감성적인 접근을, 시리는 아이폰이라는 폐쇄적인 생태계에 좀 더 밀착한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미나이 라이브는 검색 시장의 절대 강자인 구글의 데이터 인덱싱 능력과 제미나이의 기억력,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폭넓은 개방성 등이 무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