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 조종 의혹을 받고 있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카카오 측은 "향후 재판 과정에서 사실 관계를 성실히 소명하겠다"며 "정신아 CA협의체 공동의장을 중심으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검찰은 시세조종과 함께 카카오 측이 '5% 룰'을 위반한 것으로 봤습니다. 당시 SM엔터테인먼트의 주요 매수 주체로 꼽힌 사모펀드운용사 원아시아와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추진을 위해 한몸처럼 움직였다는 주장입니다. 김 위원장과 카카오 측은 이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총수 부재로 경영 공백이 우려되는 가운데에서도 카카오는 지난 2분기 호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광고, 커머스 등 플랫폼 부분 매출이 호조를 보이며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다만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제시한 인공지능(AI) 사업에 몰두하기 위한 '구심점'이 없다는 점이 우려스럽습니다.
전 세계 플랫폼 기업들은 AI 전쟁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심지어 미국 빅테크들조차 아직 돈이 되지 않은데 투자가 너무 과도하다는 'AI 거품론'에도 불구하고, '늦는 것보단 차라리 과한 게 낫다'며 투자 의지를 꺾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 그동안 국내 IT업계를 지켜온 기업들이 사법 리스크로 흔들리며 시장을 내주진 않을지 업계는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2월 1심 무죄 판결이 나올 때까지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를 겪는 동안 반도체 초격차가 흔들리며 AI 반도체 시장에서 고전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습니다.
법 앞에선 누구나 평등해야 합니다. 죄가 있으면 당연히 죄값을 치뤄야죠. 하지만 아직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혐의만으로 기업가를 죄인으로 매도하며 그가 일군 혁신의 성과마저 부정한다면 한국은 '도전이 멈춘 나라'가 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IT 강국을 이끈 벤처 정신이 훼손되지 않도록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냉철한 판단이 내려지길 기대합니다.
- 넷마블이 설립 이후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하며 부활을 선포했습니다. 특히 해외 매출 비중이 분기 최대치를 기록하며 신작 효과를 입증했고, 모바일을 넘어 PC 플랫폼에서도 선전한 점이 주목됩니다.
👀 테크 톡 : 몸집 줄이기 나선 카카오
좀 더 깊이 들여다볼 만한 테크 이슈
카카오가 본격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섰습니다.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며 카카오부터 계열사까지 핵심 사업을 선정하고 비핵심사업 정리에 속도를 내겠다고 공언한 것입니다. 곁가지를 잘라내고 각각 사업의 본질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선택과 집중' 하반기 정리 작업 나선다
카카오 경영진은 2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본사부터 계열사까지 선택과 집중을 키워드로 사업을 효율화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현재 그룹 내 모든 계열사가 사업의 핵심과 본질을 정의하는 중"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꼽은 '카카오톡'과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이 사업들과 연관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하반기 중 효율화 작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한다는 계획입니다.
🔪 계열사들도 과감한 효율화
카카오 계열사들도 선택과 집중을 외치고 있습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날카로운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며 "사업 서비스의 건강성을 진단하고 필요한 조종 활동을 진행했다"고 했습니다. 그는 "특정 서비스의 커버리지는 축소했고, 일부 서비스는 중단하기도 했다. 자회사도 조직 효율화 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했습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비핵심 사업을 순차 정리한다는 계획입니다. 조영민 카카오게임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 초부터 선택과 집중이라는 기조 아래 비핵심 사업과 프로젝트 정리를 검토해왔다"며 "핵심 역량이나 미래 성장 기회를 모색할 수 없는 경우 3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정리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 문어발식 확장 안녕...몸집 줄이기 속도 낸다
그동안 카카오는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비판에 지속적으로 계열사 수를 줄여왔습니다.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14일 공개한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계열회사 수에 따르면, 카카오 계열사 수는 총 128개로 전년 동월 대비 19개 감소했습니다. 카카오가 핵심과 비핵심 사업으로 나눠서 효율화를 진행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런 몸집 줄이기에 속도가 더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