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비트코인은 사상 처음으로 1억원을 넘겼고, 10만달러(약 1억4370만원)까지 돌파했습니다. 이 기세를 몰아 지난 16일에는 개당 1억5000만원까지 넘어서며 고공행진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우스갯 소리로 '올해 가장 후회되는 일'로 '비트코인을 사지 않은 것'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랜 기간동안 '크립토윈터'에 얼어있던 가상자산 시장은 올해 들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가 제도권에 진입하게 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습니다. 내년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새로운 전략자산으로 자리매김 할 비트코인의 역할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입지가 달라졌다
미국에서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를 본적적으로 시작한 시점은 7월 23일(현지시간)입니다. 이 날짜를 기점으로 가장자산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더 많은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됐으며, 제도화된 금융 상품으로의 접근성이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전통 금융시장 내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가격 상승의 효과를 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투자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 강화됐고, 가상자산이 제도화된 금융 상품으로 인정받으며 접근성도 높아졌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이 실체 없는 깜깜이 투자가 아닌, 안정적인 투자 자산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원년이 된 셈입니다.
가상자산 불장의 정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이었습다. 후보 시절부터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인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자 규제 완화 및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며 가상자산의 가격 상승세를 이끌었습니다.
올해 시장은 가상자산과 관련한 규제 환경이 크게 변화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차기 행정부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에 친 가상자산 성향을 보이는 폴 앳킨스 전 SEC 위원이 지명되며 가상자산 친화적인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이고 있습니다. 또 금융혁신기술법(FIT21)의 통과로 인해 비트코인 및 다른 가상자산의 규제 프레임워크도 개선될 여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국내 가상자산 업계까지 여파를 미치며 규제완화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는 '1거래소 1은행'을 원칙으로 합니다. 현재 국내에서 원화로 코인을 사고 팔 수 있는, 실질적인 거래소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5곳입니다. 거래소마다 가상자산을 거래하기 위해선 은행에서 실명계좌를 발급해야 하는데, 거래소마다 하나의 은행만 거래할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규제는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입에 제한을 두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규제는 해외 투자자들의 접근성도 제한하고 있습니다. 까다로운 규제 환경으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들의 성장과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만큼 이를 시장 흐름에 발맞춰 규제완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법인계좌를 비롯,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의 거래 허용이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