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스마트폰 신제품 '아이폰 16' 시리즈가 얼마 전 공개됐는데, 가격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기본 모델도 100만원을 훌쩍 넘고, 최상위 모델인 '아이폰 16 프로 맥스'는 190만원부터 시작입니다. 이런저런 할인을 받는다고 해도,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스마트폰 가격이 200만원을 넘을 날도 얼마 남지 않은 듯 싶습니다. 혹은 더 비싸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폰 16 시리즈와 함께 공개된 화웨이의 3단 폴더블폰 '메이트 XT'는 무려 1만9999위안(약 377만원)부터 시작입니다. 물론 애초에 대중적인 제품이 아니지만, 앞으로 나올 스마트폰이 얼마나 비싸질 지 가늠해볼 순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단말기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와 국회는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일명 '단통법'을 폐지하기로 가닥을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통법 폐지 이후 대안에 대해선 통신사와 제조사, 유통업계의 '동상이몽'이 펼쳐지는 모습입니다. 오늘 테크 톡에선 단통법을 둘러싼 논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위메이드가 자회사 위메이드맥스를 통해 인기 게임 '나이트 크로우' 개발사 매드엔진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킴에 따라 실적 개선과 신작 게임 라인업 확충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쫓고 있습니다.
👀 테크 톡 : 단통법 폐지, 그 이후는?
좀 더 깊이 들여다볼 만한 테크 이슈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린 '단통법 폐지 세미나'에 단통법 폐지 관련 이해관계자가 모두 모였습니다. 통신사, 제조사, 유통망, 알뜰폰사업자 등 이해관계자들은 단통법 폐지에 대해선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지원금 인상과 자급제 도입과 관련해서는 첨예하게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정부는 단통법 폐지 이후 적극적인 시장 경쟁을 요구하고 있는데, 통신사는 이미 충분히 통신 요금을 낮췄다는 입장입니다. 제조사도 지원금 인상과 자급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습니다. 유통망은 차별적 장려금 지급을 지적했고, 알뜰폰사업자는 지원금 상향 자체에 대해 반대했습니다. 왜 이렇게 생각들이 다를까요?
단통법 폐지 향한 정부 의지는 확고...가계통신비 내려갈지는 '의문'
정부 측에선 단통법 폐지 이후 경쟁을 활성화해 가계통신비가 인하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심주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이용제도과 과장은 "정부는 제조사, 통신사, 유통점 간의 자유로운 지원금 경쟁을 촉진하고 국민들이 저렴하게 휴대전화를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단통법을 폐지하기로 정책 방향을 설정했다"며 "지원금 공시, 추가 지원금 상한 등 사업자 경쟁을 제약하는 규정을 없애고 이용자 보호 조항은 전기통신사업법으로 이관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허나 통신사는 단말기와 OTT 비용을 제외한 통신 서비스 비용만 따로 떼놓고 보면 가계통신비는 이미 충분히 저렴하다는 입장입니다. 송철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실장은 "통신사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3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유무선 결합 상품 할인율이 높고, 선택약정할인 제도를 보편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특히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10년 간 통신 서비스 물가가 2% 감소했다. 다른 분야에선 10~30%까지 증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단말기를 만드는 삼성전자는 단말기 부담 완화를 위해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절충형 완전자급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윤남호 삼성전자 전무는 "완전자급제나 절충형 완전자급제는 단말기 가격을 인하하는 것이 목적인데, 제도가 변해도 지원금 재원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며 "완전자급제를 하게 되면 소비자 불편도 있을 것이고, 전체 유통망 자체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유통망-알뜰폰 업계는 '떨떠름'
유통망에선 통신사의 차별적 장려금 지급을 꼬집었습니다. 이용자 차별의 근본적인 원인은 장려금 차별에 있다는 얘기입니다. 단통법이 폐지되더라도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판매점의 적격성 여부를 판단하는 '사전승낙제'의 문제를 꼬집었습니다. 이종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소장은 "사전승낙제가 여러 가지 부작용을 양상했다. '폰파라치'가 등장하고 그 과정에서 대리점과 판매점이 서로 의심하는 일들이 발생해 유통 현장에서 많은 불편의 목소리들이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알뜰폰 업계는 지원금을 늘리는 것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황성욱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부회장은 "단말기 지원을 확대 하면 단말기 구입을 촉진하는 것인데, 고가 통신 서비스 요금제 가입해야 단말기 지원이 많이 나온다"며 "단말기 지원금 인상은 가계 통신비 인하를 위한 조치로 보이지 않는다. 가계통신비 저감을 위한 만든건 알뜰폰 제도"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