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는 워낙 규제가 혁신을 막는 사례가 많아서 '규제는 무조건 없애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사실 규제가 없는 것도 문제입니다. 뭘 해도 되고, 뭘 하면 안되는지 명확하지 않으면 뭘 하기가 어렵거든요.
그래서 블록체인 업계에선 명확한 규제를 마련해달라고 항상 외쳐왔고, 그 결과물인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된 지 이제 한달이 지났습니다. 규제가 명확해진 가상자선 거래소는 새로운 서비스를 속속 내놓으며 활기가 도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회색 지대에 있는 웹3 게임, 디파이(DeFi),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등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여전히 숨죽인 모습입니다.
규제 불확실성이 계속되자 대기업들도 블록체인 사업에서 하나씩 발을 빼는 모습입니다. 혁신을 위해선 진흥만큼 선제적이고 합리적인 규제가 매우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 🙄
- 사업 효율화에 힘을 싣고 있는 카카오가 블록체인 비중을 줄이며 힘을 빼고 있습니다. 카카오 VX의 대체불가능한토큰(NFT) 서비스를 종료했고, 카카오톡에서 가상자산 지갑 '클립'의 기능이 축소됐습니다. 업계에선 카카오의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인해 블록체인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 배달의민족이 구독제 서비스 '배민클럽'의 무료 체험 기간을 내달까지 연장합니다. 가입한 고객들과 업주들의 편의성을 최대한 지원하기 위함으로 풀이됩니다. 과연 배민의 배달비 구독제 서비스가 생태계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 테크 톡 : 가상자산법, 토종코인-NFT 울고 거래소 웃다
좀 더 깊이 들여다볼 만한 테크 이슈
코인시장의 거래 규율을 정립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된 지 한달이 지난 가운데, 거래소와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모습이 명확하게 갈리는 모습입니다. 거래 규율이 명확해진 거래소는 상장에 속도를 내고 새로운 서비스를 중무장하며 이용자 몰이에 나섰지만, 여전히 규제가 불명확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숨을 고르며 제도화를 기다리는 모습입니다.
😪 블록체인 프로젝트 '침묵'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된 지 한달이 지난 가운데 웹3 게임, 디파이(DeFi),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등 블록체인 프로젝트 대다수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 알트코인 사업자 대부분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모습입니다.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위메이드의 위믹스와 운영법인을 해외로 옮긴 카이아(클레이튼-핀시아 합병)를 제외하면 다수의 코인 발행사는 외부 행보를 자제하고 있습니다.
특히 NFT 서비스 역시 자취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침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신세계백화점의 NFT 멤버십 푸빌라 홈페이지는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NFT 구입법에 NFT 마켓 '팔라' 홈페이지 걸어두고 홍보 중인데, 팔라는 올초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선 구입처가 사라진 셈입니다. 롯데홈쇼핑의 벨리곰 NFT 홈페이지도 잠잠합니다. 특히 지난해 오픈한 '젤리 마켓'에선 아무런 상품도 살 수 없는 상황입니다.
국내 게임사들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들도 잠잠한 상황입니다. 이용자보호법과 NFT 가이드라인 등이 나왔지만, 알트코인 및 디지털 자산 발행사의 발목이 여전히 묶여 있는 탓입니다. 실제 블록체인 게임은 여전히 국내서 불법이고, 유틸리티 분야의 블록체인 서비스 대부분 규제 불확실성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특히 법조계에선 NFT 가이드라인이 사실상 현재 유통되는 대부분의 NFT를 가상자산으로 판단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 규제 명확해진 거래소는 '활발'
반면 가상자산 거래소의 경우, 적극적으로 새 서비스를 내놓으며 이용자 확보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최근 업비트는 가상자산 적립식 자동 투자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예약을 걸어두면 매일 또는 매주 자동으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의 가상자산을 살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빗썸은 거래 편의성 극대화를 통한 이용자 모으기에 나섰다. 빗썸은 지난달 강남역 인근에 '빗썸라운지'를 열었습니다. 빗썸라운지에선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설명 뿐만 아니라 NH농협은행 계좌까지 개설할 수 있습니다. 또 빗썸은 지난 12일부터 빗썸 애플리케이션에서 비대면으로 NH농협은행 입출금 계좌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코인원은 커뮤니티 개설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코인원은 지난달 2일 거래화면 내에서 타 이용자와 관심 있는 가상자산에 대한 의견을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게시글을 통해 상호 소통하면서 시장 흐름이나 가격 상승 시그널처럼 다양한 가상자산 투자 관련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밖에도 코인 거래소 대부분 해외산 코인을 적극 들여오며, 상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