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요즘 '스텔라 블레이드'라는 게임에 빠져있습니다. 리뷰 때문에 시작했지만 하다 보니 패드를 놓을 수가 없어 시간 나는 대로 틈틈이 즐기고 있습니다. 나름 골수 콘솔 게임 팬인데, 한국에서 이렇게 완성도 높은 게임이 나왔다는데 큰 자부심이 느껴졌습니다.
어린 시절 미국, 일본 게임과 한국 게임 사이에는 큰 간극이 있었습니다. 그나마 성공한 국산 게임도 불법복제에 시달리며 제대로 수익도 내지 못하고 개발사가 망하는 경우가 태반이었습니다. 다행히 초고속 인터넷 도입 이후 온라인 게임이란 돌파구를 찾은 국내 게임사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게임 선진국들과 경쟁할 수 있는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고, 게임은 K콘텐츠 수출 비중의 70%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효자 산업으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국내 게임 업계는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실적도 예전만 못하고 게임 이용층도 좁아지는 모습입니다. 유튜브, 넷플릭스 같이 언제 어디서나 즐길 거리가 충분한 시대입니다. 비슷비슷한 게임의 양산, 과도한 과금 유도 방식으론 더 이상 사용자를 모으기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변화가 필요한 시기인 만큼, 게임사들도 고강도 쇄신에 나서고 있습니다.
허나 게임사들의 노력만으론 극복하기 어려운 과제들도 있습니다. 해외 게임사와의 역차별, 여전한 '게임=질병' 프레임, 법적 분쟁까지 번진 사용자와 게임사 간 갈등 심화까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이슈들이 겹겹이 쌓여있습니다. 정부도 게임산업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진흥을 약속하고 있지만, 실제 정책과 업계가 느끼는 온도차가 여전히 큰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부가 발표한 '게임산업진흥 종합계획'마저 들여다보면 결국 '규제 계획'이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어떻게 해야 정부와 업계 간 간극을 줄일 수 있을까요. 문제를 정확히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테크M은 '게임난맥' 기획시리즈를 통해 게임 업계가 제기한 의견들을 종합해 짚어봤습니다. K게임이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민관이 뜻을 모으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봅니다.